0. 들어가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DP에 이어 오징어게임의 글로벌인기가 화제다.
기사를 보면 오징어게임의 흥행으로 넷플릭스가 1조원대의 수익을 얻었다는 기사가 보인다.
출처는 내부보고서다. 1억 1천만명이 오징어게임을 보았고,
시청자 중 66% 8700만명이 1화부터 마지막 9화까지 다 보았다고 밝힌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2SRYB7EOH
그렇담 여기서 궁금증!
넷플릭스는 어떤 기준으로 수익을 자체 추산한 것일까?
나도 나름의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추정식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1. 도입과 배경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 시스템은 구독자가 1개의 영화를 보든, 100개의 영화를 보든, 미리 정한 금액만을 내면 된다.
다시말하면, 이미 구독유저가 오징어게임을 1번 보든, 10번 보든 넷플릭스가 가져가는 수익은 똑같다.
따라서 넷플릭스에게 있어, '대박'은 한 컨텐츠로 인해 서비스의 신규유저는 늘어나고, 서비스 이탈유저는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유저가 10번보건 100번 보건 그것은 수익의 관점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형 서비스는 각 콘텐츠가 발생시킨 수익을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
한 신규유저가 오징어게임을 보기위해 가입했는지, DP를 보기위해 가입했는지, 종이의집을 보기위해 가입했는지를 물어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알면 도움이 되는 지식 덧붙이기
디지털음악시장에서 스트리밍 수익은 제작자(아티스트)와 유통사, 서비스사(애플뮤직, 멜론, 스포티파이 등)에 계약된 비율 혹은 금액을 정산한다. 정산방식도 세부적으로 나뉘는데(이 방법은 차치하고), 중요한 것은 1회 스트리밍 당의 최소수익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A라는 음원의 스트리밍 수익은 제작자 40%, 유통사 40% 서비스사 20%로 수익을 배분한다고 가정해보자.
ㄱ 고객은 10,000원짜리 무한스트리밍 요금제를 결제해 A라는 음원을 1회 재생했다면,
1회 재생에 따른 수익은 10,000원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있다.
ㄴ 고객이 10,000원짜리 무한 스트리밍 요금제를 결제해 A음원을 포함하여 각기 다른 10,000곡을 재생하면
어떻게 정산해야할까?
10,000원을 동등하게 나누어 가져야하므로, 하나의 곡이 1회 재생되어 발생시키는 수익은 1원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스트리밍 횟수가 많아질수록, 1회 재생이 만들어내는 가치가 급격히 작아지는 것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1회 재생이 만들어내는 최소수익보장을 유통사와 서비스사간 계약에 넣게 된다.
추가적인 정보는 아래기사 참고를 하자.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004229176i
다시돌아와서
이러한 측면 때문에 예전의 제조업산업과는 달리
구독서비스, 특히나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가 플레이 됨에 따라 만들어낸 수익을 측정하는 것은 어렵고 복잡하다.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도 이러한 측면에서, 나름대로의 내부기준을 정하고 수익을 측정했을 것이다.
2. 기준정하기
결국 수익을 측정한다는 의미는 기준을 정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오징어게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종이의집이 만들어 낸 수익"이야 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넷플릭스라는 대기업에서는 정말 복잡한 매커니즘을 통해 최대한 정확하고 세밀한 기준을 만들었을테지만,
나는 내부자가 아니고, 이거 한다고 돈 버는게 아니기 때문에 러프하게 그 기준과 가정을 해보려 한다.
유저 기준
넷플릭스는 결국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 한 명 한 명의 구독료가 메인수입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를 크게 신규유저, 기존유저(신규유저가 아닌 자)로 나누어보자.
기존 유저는 다시 충성유저과 이탈가능유저로 나누어볼 수 있겠다.
이탈가능고객은 넷플릭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구독료를 내는 것이 아깝다고 느껴 서비스를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이라고 정하겠다. 나만해도 넷플릭스를 잘 안보는 시기에는 구독료 내는게 아까우니, 그만 구독할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으니...
이탈할 가능성을 계산하는 것도 기준을 정해 확률의 문제로 바꿀 수 있다.
그렇다면 신규유저, 충성유저, 이탈가능유저 3개의 집단이 결국 1조원대의 수익을 가져다 준 고객유형이다.
비용의 가정
계산의 단순화를 위해 한 고객의 구독료는 10,000원 이라 가정하자.
정산의 가정
알면 도움이 되는 지식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핵심은 정산의 기준이다.
한 콘텐츠가 만들어낸 수익 = (해당 콘텐츠의 플레이 시간/구독기간동안 플레이한 총 콘텐츠의 시간) * 구독료 라고
가정하자.
플레이 타임이 90분 이상인 콘텐츠는 유저의 재생시간이 10분이상을 넘어야 시청한 것으로 간주한다.
플레이 타임이 90분 미만인 콘텐츠는 유저의 재생시간이 5분이상을 넘어야 시청한 것으로 간주한다.
위와 같은 가정을 통해 대략적으로나마 추산해볼 수 있겠다.
3. 코호트를 나누어 계산식을 만들자
이제 오징어게임이 창출한 수익을 유저유형으로 코호트를 나누어 계산해보자.
앞서 유저유형은
신규유저, 충성유저, 이탈가능유저로 나누었다.
신규유저는
(유저의 오징어게임 시청시간/ 유저의 넷플릭스 콘텐츠 전체시청시간) >= 0.6 이상인 경우,
오징어게임을 보기위해 유입된 유저라 정의한다.
왜냐하면 총 시청시간 중 오징어게임의 시청시간비율이 절반을 넘는 60% 넘는다는 것은
오징어게임을 보기위해 유입된 신규유저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비율은 유입을 일으키는 핵심콘텐츠를 확인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아래와 같이 A,B,C 라는 신규유저의 지표가 다음과 같이 나온다고 가정해보자
- A: 오징어게임 시청 시간 5시간/ 콘텐츠 전체 시청시간 5시간 -> 1 O
- B: 오징어게임 시청시간 6시간/ 콘텐츠 전체 시청시간 10시간 -> 0.6 O
- C: 오징어게임 시청시간 0.5시간/전체콘텐츠 시청시간 10시간 -> 0.05 X
신규유입자 3명 중 2명(A,B)이 오징어게임시청시간 60%를 넘으므로,
A, B 유저는 오징어게임을 보기위해 유입된 유저라 정의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징어게임을 통해 A, B 고객을 확보한 것이므로 이들의 구독료는
오징어게임의 수익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더욱 고도화하면 넷플릭스가 내부적으로 운용하는 '임팩트 밸류' 와 비슷한
지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넷플릭스 내부기준을 통해 이 비율이 정함으로써, 퍼널분석과 유사하게
'유입을 일으키는 핵심콘텐츠'가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게된다.
나머지 기존 유저의 코호트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탈가능유저를 정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최근 한 달간 총 시청시간이 3시간 미만인 유저를 이탈가능유저라 정의한다.
넷플릭스 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하지 않아 이탈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언제든지 구독을 취소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군이다.
그리고 이들을 제외한 유저는 충성고객이라 정의한다.
이탈가능유저를 그대로 잃기보다는 그들이 좋아할만한 신규콘텐츠를 업데이트해 끊임없이 구독하게 만드는 것이
넷플릭스의 전략 중 하나일 것이다.
예컨대 기존 데이터상 평균적으로 이탈가능유저의 30%가 실제로 구독을 해지한 이탈유저였으나,
오징어게임 업데이트 이후
이탈가능유저의 이 비율지표가 감소함과 동시에, 이탈가능유저 고객군 중 오징어게임의 유의미한 시청시간기록을 가진 유저의 수가 유의미하게 많았을 것이다.
따라서 오징어게임은 이러한 이탈가능유저가 이탈하지않게 만들었으므로, 구독료의 일부를
오징어게임에 할당하는 것이 합리적인 설명이다.
여기에서의 그 일부 비율을 어떻게 합리적, 논리적으로 정하는 것은 넷플릭스에게 달려있다.
충성유저는 계산식을 조금 다르게 보아야 한다.
충성유저는 넷플릭스의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각 시청시간 비율에 맞추어 구독료를
각 작품이 만들어 낸 수익이라 보는 것이다.
A유저가 구독기간동안 '오징어게임', 종이의 집', '킹덤'을 각각 3,4,3시간 감상했다고 가정하면
10,000원의 구독료를 각각 3,000원, 4,000원, 3,000원으로 나누어 수익을 배분하는 것이다.
4. 계산 매커니즘 정리
3에서 코호트를 신규유저, 충성고객, 이탈가능유저로 나누고
각 고객 코호트별로 계산의 매커니즘을 조금씩 다르게 조정해보았다.
0번에서 오징어게임을 본 시청자 수는 1억 3천 200만명이라고 밝혔다.
또한 1화부터 9회까지 정주행 한 시청자 수는 8700만명임을 알 수 있다.
1억 3천 200만 명(N)이 신규유저(N1) + 충성고객(N2) + 이탈가능유저(N3) 의 합이라면
N1 * (유저 중 (유저의 오징어게임 시청시간/ 유저의 넷플릭스 콘텐츠 전체시청시간) >= 0.6인 비율)) * 10,000(구독료)
N2 * (유저의 오징어게임 시청시간/ 유저의 넷플릭스 콘텐츠 전체시청시간)) * 10,000(구독료)
N3 * (오징어게임을 유의미하게 시청한 비율) * (이탈감소율) * 10,000(구독료)
이 지표 중 수익 임팩트에 가중치를 더 주는 것은
N1 * (유저 중 (유저의 오징어게임 시청시간/ 유저의 넷플릭스 콘텐츠 전체시청시간) >= 0.6인 비율)) * 10,000(구독료)
값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지표가 새롭게 창출되는 수익의 막대한 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식을 이용해 각 변수에 데이터값을 넣어, 그 수익을 추정하지 않았을까 하는 정리를 해볼 수 있겠다.
5. 마무리하며
위와 같이 데이터를 쪼개어, 해당 수익이 어떠한 방식으로 계산되었을 지 합리적으로 추론하는 과정을 거쳤다.
글의 앞에서도 밝혔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의 각 작품별 수익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은 쉽지않다.
'측정되지 않는 것은 관리되지 않는다' 라는 격언이 있다.
복잡한 비즈니스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기준을 정해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해 선을 그어야 한다.
많은 과정에서 어떠한 기준을 넘은 유저를 하나의 군집으로 묶었다.
정확하진 않지만 측정을 위해 특성을 부여하고 관리하는 것은
전체 비즈니스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위와 같이 그 수익과 관심도를 측정해,
향후 새로운 콘텐츠 제작과 투자에 참고해 지속적인 사업의 성장을 꾀하는 데 용이하다.
특히 고객이 콘텐츠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측정하는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환경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구독형 OTT서비스의 경우,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꾸준히 구독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고객이 관심 가질만한 것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제작해 공급해야한다.
이와 같이 지표를 생성하고 수익에 임팩트를 준 콘텐츠를 측정함으로써
관리 가능한 영역을 넓힌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분석 프로젝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커피숍 탐색적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 (0) | 2020.03.0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