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디자이너의 생각법 : 시프트'는 19년도 11월에 산 책입니다.
서점에서 골랐던 이 책은 나와 전혀 다른 분야(전혀 관심없던 영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겠다 싶어
'다양한 관점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구매했습니다.
당시에는 디자이너는 이렇구나. 디자이너는 이런 것들을 고려해야하는구나 하고 덮었던 책입니다.
2년이 지난 후 무심코 다시 읽어본 이 책에서, 그 전에 보이지 않았던 내용이 보여 놀랐습니다.
'디자인'을 '분석'으로 바꾸어봐도 본질적인 목적과 방법론적 측면에서 유사하다못해 동일함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번 리뷰에서 인상깊었던 몇몇 포인트를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1. 비슷한 프로세스
저자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5단계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1. 탐색(Explore) 2. 규정(Define) 3. 실행(Execution) 4. 구현(implementation) 5. 발행(Release)
탐색단계에서 '왜'라는 질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디자인의 구체적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천천히 분석하고 파헤치면서 최대한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다보면 다음단계에 자연스레 넘어간다고 합니다.
저는 새로운 분석을 할 때,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EDA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왜 이렇게 생겨난 것인지 살펴보며 Raw데이터를 최대한 눈에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상한(눈에 띄는) 데이터를 발견하고, 데이터의 형식이나 구조를 익히게 됩니다. 예컨대 키 데이터라면 단위가 미터인지, 센치미터인지, 피트인지를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규정단계는 천천히 밑그림을 만들어 나아가며 커다란 덩어리를 잡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분석에서도 이리저리 데이터를 조합해보며 각 데이터간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어떤 데이터가 이 분석의 목적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인지 분류하는 과정이 됩니다. 데이터를 전처리 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실행단계는 이제 손에 힘을 주고 명암과 하이라이트를 주고 그림을 살리는 작업입니다.
주어진 데이터를 활용해 시각화자료, 통계분석 등의 대시보드와 분석리포트를 제작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구현단계는 이제 화룡점정과 같이 용의 눈에 점을 찍는 일이라 표현합니다.
저는 분석에서 이 단계를 다양한 포지션의 동료들과 함께 이 분석결과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적용한다면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그 범주를 논의하고 효과를 예측하며,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한 부분인지를 토의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발행단계는 시장에 결과물을 선보이는 단계입니다. 이제부터 고객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분석에서 단계도 그 분석결과물로 도출된 실행전략을 고객에게 선보여 고객의 행동을 관찰합니다.
행동을 관찰해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 피드백합니다.
2. 디자인으로 무엇을 하자고, 분석리포트로 무엇을 하자고
무엇이 궁극적 목표일까
누군가 이 책의 저자에게 "디자인을 잘해서 좋은게 뭐야?" 라고 묻는다면
나는 "디자인을 통해 궁극적으로 브랜딩 성장을 이끈다"고 대변하고 싶습니다.
책에서는 애플사, 정치인, 항공사, 던킨 등의 사례를 듭니다.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 포지셔닝을 다르게 하고 변화한 포지션을 바탕으로 가치를 높이는 실증적 예시입니다.
단순히 글씨체를 바꾸고, 로고색깔을 바꾸어 보여지는 1차원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자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을 바꿔서 매출을 끌어올리자는 것을 목표로 세우면 단기적으로 매출상승은 이끌 수 있겠으나,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기업이 자신의 철학을 디자인으로 나타내고, 그 철학을 디자인에 반영한다고 느낍니다.
애플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세월이 지나도 애플의 디자인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맥북의 디자인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애플이 추구하는 디자인철학이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분석도 비슷합니다.
분석으로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분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매출증대라면 단기간에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것은 푸시알림, 이메일, 할인쿠폰발송 등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분석도 기업의 흔들리지 않는 철학과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분석결과는 고객에게 보이는 전략도출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공유되는 자료입니다.
분석으로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정하고, 그 철학을 꾸준히 유지해야합니다.
3. 내가 할 것은 무엇일까
2019년 말에 읽었던 책과, 2021년 말 읽은 지금의 책이 저에게 준 영감은
전혀 다릅니다. 같은 책이지만 다릅니다. 책 한 권 값으로 책 두 권을 읽은 효과입니다.
전혀 다른 분야라고 생각한 것조차도 결국 그 본질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그 핵심과 맥락은 같음을 느낍니다.
결국 분석의 본질을 파고들어 수도승처럼 그 깨달음을 알게되면,
다른 분야의 무엇인가를 새롭게 해야하는 상황에서도 앞선 깨달음을 바탕으로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근거있는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이번 독서를 통해 더욱 본질을 고민하고 왜, 왜, 왜 를 고민하며 항상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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